2018. 3. 15. 22:31
현상이란 무엇이 드러난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드러남'을 전제합니다. 그런데 드러남은 하나의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드러나게 하는 '무엇(1)'과 드러난 '무엇(2)'이 그 과정의 앞뒤에 마련되지 안으면 드러남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2)는 (1)이 없으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2)가 (1)에 예속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논리적으로는 그러한 기술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 삶 속에서는 '드러남'의 과정, 다시 말하면 (1)이 경험되는 과정은 (1)을 (1)이게 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을 겪은 (1)은 이미 (2)로 현존합니다. 하나의 사물이 스스로 자기(1)이면서 자기가 아닌 '다름'(2)을 낳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둘은 하나이지만 둘입니다. 하지만 다시 되돌아 살펴보면 그 둘은 둘이지만 하나입니다. 그 하나가 삶의 경험 도는 인간의 실존입니다. 그러나 하나로 있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서술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둘로 단절시켜 살펴야 비로소 전체 그림이 보일 만큼 그 둘은 '역의 구조'를 이루면서 하나로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과 속은 '상반하는 것의 공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정진홍 『M.엘리아데 종교와 신화』(파주: 살림출판사, 2015), p.28
전체 다 동의하는 내용은 아니다. 그럼 어떤가! 이런 논의를 보면 절로 미소가 얼굴에 뜬다. 재밌고 흥미롭고 신선하다. 엘리아데를 18년도에 읽을 예정인데, 엘리아데 애기를 하는 이야기는 재밌다. 지금 읽는 책은 두 번째 이야기인데, 첫 번째와 두 번째 모두 어김없이 미소를 지으며 읽었다. 서둘러 다른 책을 읽어 엘리아데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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