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두서없는 생각

엘목사님 일.

miff 2023. 4. 28. 13:54

2018. 7. 31. 7:25

 

나는 왜 항상 이 모양 이 꼴일까. 누군가 가벼이 던진 돌은 개구리를 쳐죽인다는 말, 비판하는 날선 검을 둥글게 둥글게 만들어라는 조언, 같이 기다려보자는 권면. 계속해서 나와 함께 했으나 내 안에 들어오진 않았나 보다. 나는 이렇게 '그 가해자'가 됐다. 가해자를 그렇게 싫어하던 나도, 그냥 하나의 폭력자에 불과하다. 이미 엎질러진 물, 벌써 깨져버린 사기 그릇. 어쩌겠나 싶다. 다 때가 돼서 그런 거다라며 자위하지만, 나를 위로하지 못한다라는 사실을 안다. 얼목사님을 떠나고, 그분과 교류가 없어진다는 현실은 딱히 무관심하다. 내가 관심 있는 건, 상처 입은 분들이다. 내가 상처 준 분들이다. 특히, 죽어 마땅한 죄를 엘목사님께 범했다. 부끄럽다. 엘목사님께만이 아니라 모든 목회자에게라고 해야겠지.

 

박영호 선생님과 류영모 선생님, 박영호 선생님과 함석헌 선생님께서 결국에는 떨어졌듯이 지금이 그때라고 생각한다. 헤어질 때이니 헤어진 것이겠지. 박영호 선생님께서 다짐하심을 닮아, 엘목사님께 저지른 무례함은 잊잖고 계속 사죄하면서도 엘목사님을 그리워하지는 않으리라. 만나야 하는 인연이라면 언제가 됐든 다시 만나겠지.

 

내가 너무 부주의했다. 너무 감정적이었다. 감정을 드러내는 건 좋으나 너무 휘둘렸다. 휘둘렀다. 나만 생각하고서 역지사지, 서의 자세, 예수의 황금률, 상선약수의 실천을 하지 '않았다.'

 

엘목사님, 건강하시고 부디 큰 일 맡으시기를 그리고 행복하시기를.

 

+ 2023. 4. 28. 추가)

이때가 아마 성경공부모임 톡방에서 수련회 마음에 안 든 점 막 쏟아냈을 때일 듯. 희년캠프 시기와 겹치기도 한 것을 보면 말이다. 그때 우리끼리 막 그렇게 떠든 이후에, 상당히 감정적인 장문의 글을 남기시고서 단톡방을 나가버리셨었지.

'다이어리 > 두서없는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생각  (0) 2023.04.28
시행?  (0) 2023.04.28
[하나됨, 양립, 폭력]  (0) 2023.04.26
[인간, 세계, 있음]  (1) 2023.04.26
힘들어어  (0) 2023.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