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두서없는 생각

모르는 것도 많아라

miff 2023. 4. 28. 14:23

2018. 8. 1. 18:56

 

 

M이 만나자고 하여, 저녁에 할 일이 있었지만 오늘 저녁으로 미루고 그곳으로 갔다. 네 시간 동안 꽤나 많은 얘기를 나눴다고 생각한다. "20180731 네 시간 이야기"라는 폴더에 넣은 파일 중 하나가 문뜩 떠올랐다. 떠오른 경위와 파일 내용을 기술하고자 한다.

 

MO은 내 면전에서 나를 알고 싶으니 나에 대해 털어 놓으라던 첫 인물이다. 내 얘기를 내가 늘어놓는 행위는 즐겁다. 동시에 불편하다.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편향이 보편 상념이고 이를 알기에, 내가 말해봤자 달갑잖게 여기리라고 예상하므로, 내 얘기인데 대상자의 전인에 맞추면서 얘기하기란 대상자의 이야기를 듣는 행위랑 별 다르지 않다고 보기에, 그냥 기본적으로 나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이게 제일 큰 이유이다), 나를 잘 말하지 않았고 않는다. 아마 않지 않을까 싶다. 담소를 나누는 행위를 즐기나 내가 떠들기란 유쾌한 일만이 아니다.

 

어떻든 사람이 사람인지라 노력했다. 말할 '나'가 없어서, 말하려고 하는데 입이 벌어지지 않더라. 누군가에게 나를 말하는 경우가 적다. 그마저도 우울이라든가 친구 적음이 아닌 다른 정보는 여기 조금 저기 조금 흘려보내는 게 끝이다. 원래도 무관심했는데, 말할 일이 없으니 더 무심해질 수밖에. 리모델링이라기에는 뭐하게 리모델링됐다. 본 만남에서 건진 몇 가지가 있는데, 하나가 "나는 나에 대해 무심하고 무지하다."는 문장이다.

 

사실 "아 내가 그렇구나."라고 담아두고 다시 잊었다. 무심함을 자각하고서 무심함으로 자각을 망각했다. 오늘에서야 이게 가벼운 문제가 아니구나 싶었다. 우울이라든가 스트레스라든가 피로라든가 피곤이라든가 괴로움이라든가가 오면, 대면하고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조언해줄 일이 있으면 마주보라고 한다. (폭력적이고 괴로움을 주는 마주대함이 아니다. 때에 따라 유연하게 조언한다.) 내가 언행불일치인이라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리고 이 덕분에 나는 곪았다.

 

내가 LP과의 사건을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이자 긴장으로 받아들이나 보다. 코뮤니타스 해소 사건 때도 이렇진 않았는데 말이다. 계속 배가 아프고 두통도 다시 찾아왔다. 그냥 잠을 안 자서 그런가 했는데, 안 아프던 때보다 1시간은 더 자고 있더라. 그래서 원인을 찾으니 그 사건이구나 싶었다. 그냥 흔한 관계 해소라고 자위하고 넘어간 나였는데, 그러면 안 됐구나고 자책했다. 너무 무관심하다고. 아픈데 아픈지도 몰랐고, 아프다는 현실을 깨닫고서도 금방 잊고서 무덤덤해 하고.

 

흠, 이게 뭔가 싶다. 쨌든 버티면서 관심을 심화해가면 어찌어찌 살겠지. 근본적으로 나한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없다고 보긴 한데, 안 아프고 싶으니 좀 보살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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