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2. 20:59
거꾸로 읽는 세계사
저자 : 유시민 / 출판사 : 푸른나무 / 별 : 4.12개 / 전 보건복지부 장관, 전 국회의원, 전 민주화 운동가로 읽고 쓰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현재는 작가를 업으로 삼으며 '지식소매상'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사와 견해를 자유롭게 토론함으로써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이는
민주주의를 가꿀 수 없다. (6)
머리말에서 발췌한 구절, 곧 책 뒷편에 적힌 구절이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관통하는 주제이다. 유시민 작가가 소개하는 역사 이야기는 보통 가르치는 내용과 조금 다르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역사를 그렇게 잘 아는 편이 아닌 사람에게는 이 책의 목표가 잘 느껴지지 않겠다는 생각을 한다.
유시민은 드레퓌스 사건, 피의 일요일 사건, 사라예보 사건, 러시아 10월 혁명, 대공황, 대장정, 아돌프 히틀러, 팔레스타인(나라), 419혁명, 베트남 전쟁, 검은 이카루스-말콤X, 일본이 저지르는 역사 왜곡, 핵, 독일 통일을 주제로 체택한다. 각 사건이 어떤 역사 배경에서 시작되었으며, 어떤 성장 배경을 가진 사람이 주가 되었고, 어떤 사람이 같이 했는지를 서술한다. 중간중간에 유시민 작가 개인 견해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각 장 마지막 부분에 갈수록 개인 해설이 더 부각되기 때문에 역사 교과서와는 다른 재밌는 역사 얘기를 볼 수가 있다.
유시민 작가가 언급하는 사건은 20세기를 연 사건을 필두로 독일 통일이라는 20세기를 마무리하는 사건을 언급함으로 줄이 맺어진다. 가만히 보자면, '주류가 되었던 사상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는지,' '주류가 되가고 있는 사상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주류가 되고 있는지,' '주류가 되고 있는 사상에는 어떤 한계가 있을지' 말하는 듯하다.
단연 내 마음에 든 부분은 일본이 하고 있는 역사 왜곡과 핵 부분이리라. 내 마음에 들었다는 말은 나와 견해가 일치한다는 말이다.
아시아 나라들은 일본이 자기네가 저지른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꺠끗
하게 사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일본 국민, 특히 일본 지배층과 정
치가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333)
아직도 미래는 불확실하다. 인류는 여전히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핵의 위험성을 똑바로 깨달은 사람들의 집단적인 참여와 노력만이 퀴리 부인이 말한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떠받칠 수 있다. (376)
내 개인 평으로는, 역사에 그렇게 재미가 있지는 않지만 역사에 재미를 붙이고자 하는 사람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야기 전개 방식이 그렇게 어려운 편이 아니고, 한 사건만을 다루기 때문에 한 사건만이라도 확실히 파악할 수 있도록 설명이 많아 독자 자신만이 갖는 견해를 세울 수 있도록 하여 주기 때문에 그렇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유시민 작가가 내세우는 견해 말고도 어떤 견해가 있다는 점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나와 같이 역사를 아는 편이 아닌 사람은 왜 제목이 거꾸로 읽는 세계사인지 이해하기가 좀 힘들다.
서로 다른 사사와 견해를 자유롭게 토론함으로써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믿음이 없이는 민주주의를 가꿀 수 없다. 만약 우리가 진짜 민주주의 사회에 살게 된다면 얼치기 역사학도 가 쓴 『거꾸로 읽는 세계가』 같은 책이 서점에 나와 앉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 책이 아직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을 진심으로 슬퍼한다.
역사를 쓰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정치권력이 제멋대로 통제하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자유로운 해석과 토론을 억압하는 그릇된 풀토가 사라져 아무도 이 책이 전하는 ‘지적 방항’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이야말로 내가 진정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1995년 2월 유시민 (6-7)
에스트라지는 자기의 죄를 감추려고 쉴 새 없이 새로운 음모를 꾸미고 다녔다. 참모본부의 장교들을 진상을 뻔히 알면서도 그 장단에 맞추어 춤을 추었다. 그러나 명세서의 글씨가 드레퓌스의 것과 다르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퍼져 나갔다. (21)
가퐁은 다만 비참하게 사는 노동자들을 성서가 가르치는 대로 살도록 이끌고 싶었다. (48)
그[프란시스]는 다만 조국 세르비아가 다른 민족의 지배에서 벗어나기를 간절히 바랐을 뿐이다. (62)
만약 인간이 자기가 제대로 다스리지도 못하는 제도를 아무 비판 없이 예찬하고 무작정 섬기를 잘못을 되풀이한다면 또다시 대공황과 같은 재앙을 불러들이게 될지도 모른다. (144)
모택동 역시 주덕, 팽덕회, 임표, 주은래 같은 인물들과 손잡고 일할 수 없었다면 장개석을 이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148)
나치즘은 제국주의의 본질을 남김없이 보여 주었다. (221)
팔레스타인에 평화가 왔다거나 올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다. 이 땅에 얽힌 문제가 너무나 복잡한 데다 그동안 치른 희생이 너무나 컸고, 쌓인 원한이 너무나 깊은 탓이다. (243)
한국의 학생운동은 70년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었다. 이는 우리 국민이 민주주의와 민족통이라는 4월혁명의 과제를 아직도 완수하지 못한 때문이다. 그래서 4월혁명은 지금도 진행형의 역사로 남아 있다. (266)
미국 정부는 세계경찰을 자임하면서 다른 나리에게 인권과 민주주의를 보장하라고 큰소리를 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정말 떳떳하게 그런 말을 하려면 먼저 ‘제 눈의 대들보’부터 뽑아 내야 할 것이다. (329)
아시아 나라들은 일본이 자기네가 저지른 전쟁범죄를 인정하고 꺠끗하게 사과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일본 국민, 특히 질몬 지배층과 정치가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333)
친일 민족반역자를 처단하지 못한 ‘일그러진 한국 현대사’는 오늘날까지 그 음침한 그림잘를 드리우고 있다. (344-345)
친일 민족 반역자를 처단하지 못한 ‘일그러진 한국 현대사’는 오늘날까지 그 음침한 그림잘를 드리우고 있다. (344-345)
핵의 위험성을 똑바로 꺠달은 사람들의 집단적인 참여와 노력만이 퀴리 부인이 말한 ‘인간성에 대한 신뢰’를 떠받칠 수 있다. (376)
꼼꼼히 들여다보면 독일 통일은 역사가 내린 선물도 아니며,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 사고 또한 아니다. 그것은 반세기에 걸친 동서체제 경쟁의 필연적 귀결이며 20세기 인류가 무엇을 이루었는가를 보여 주는 성적표다. (394)
시장기능을 무시하는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는 물론이요, 기회균등과 공정한 경쟁, 사회정의와 생활안정을 보장하지 않을 채 약육강식과 같은 자본주의 경쟁체제 역시 살아 남을 수 없다 (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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