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3. 14:06
후기할 책 : 블록체인 혁명 /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 / 성경 무오성 논쟁 / 내 평생에 가는 길
1. 돈 탭스콧•알렉스 탭스콧, 「블록체인 혁명」(을유문화사, 2017년). 25,000원. 588쪽 / 별: 4.3개
제목대로 '블록체인의 영향'을 다룹니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를 설명하는 내용은 거의 없어요. 대다수를 차지하는 내용은, 블록체인 기술이 얼마나 큰 파장을 일으키는지입니다. 기술 서적이라고 볼 수는 없겠습니다. 블록체인을 '2세대 인터넷'과 '공개 거리 장부(원장)'라고 부르면서, 블록체인이 인터넷을 어떻게 변화시킬는지와 이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주로 서술해요. 문화·예술 산업, 정치, 경제 등 모든 방향에 어떤 파격적인 변화를 불러올지 서술해요. 초반에 기술을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보안성·분산성·익명성을 주로 설명해요. 이 부분은 후반에 가서도 계속 강조돼서 초반에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도 일단 넘어가면서 쭉 읽는 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 블록체인에 대해서 상당히 낙관적인 입장이에요. 중간중간에 반색을 비추는 부분이 있기는 한데, 압도적으로 부족해요.
제가 '블록체인'을 종이로 처음 접한 책이에요. 이전에 기술을 설명하는 글이라든가, 영향이라든가를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어요. 그냥 '비트코인'이라는 단어를 들어봤을 뿐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조금 불친절하다(혹은 막막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블록체인을 '가치의 인터넷'이라고 부르는데, "무슨 가치지..? 이게 무슨 말이지?"라는 의문을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지울 수가 없어요. 느낌만 있어요. 용어 번역을 거의 안 하고 '음역'을 주로 해서 읽기에도 조금 불편했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 테드에 있는 강의 두 편을 여러 번 보고 읽는 편이 낫겠다는 입장이에요. / "블록체인이 이렇게나 크게 영향을 끼치겠구나, 나도 빨리 시작해야 하겠군."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에요.
(『블록체인 거버먼트』를 먼저 읽는 편이 더 좋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저는 그 책을 읽어본 적이 없어서 말을 줄이겠습니다. 허나, 서평을 좀 찾아본 후에 내린 결론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혁명보다는 거버먼트에 기술설명이 꽤 있어서, 거버먼트가 더 낫다고 생각해요.)
2. 신정근, 『신정근 교수의 동양고전이 뭐길래?』(서울; 동아시아, 2012년), 375쪽 / 별: 4.7개
앞표지에 적혔듯이("한 권으로 시작하는 동양고전 핵심 명저 25") 스물다섯 책을 소개합니다. 아니다, '주석'이 더 맞겠네요. 각 책의 '전체 주석'을 '간략화'한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팔경(주역, 시경, 서경, 예기, 춘추, 약경, 이야, 효경), 오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 소학), 십이자(관자, 묵자, 노자, 장자, 순자, 손자, 한비자, 상군서, 전국책, 공손룡자, 양주 초연). / 동양고전을 읽어보고 싶긴 한데 엄두가 안 나는 사람이 읽으면 좋다고 생각해요. 신정근 교수님께서 이 책을 저술한 목적이 고전의 무게를 낮춰서 읽기 쉽게 함이라고 말씀하셨듯이 읽기 좋아요. 한 책당 분량이 그렇게 방대하지도 않고, 문장이 어렵지도 않아요. 부록에 보면은, 목차 순서대로가 아니라 시간 순서대로 읽을 또 다른 순서가 있어서 마음에 들어요. (각 책이 익숙하지 않은 저 같은 사람은,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다 읽고 시간 순대로 읽으면 좋을 거 같아요.) / 개인적으로는, 『동양철학 에세이』보다 이 책이 더 호네요.
3. 알버트 몰러 외, 『성경 무오성 논쟁』(서울; 새물결플러스, 2016년), 454쪽 / 별: 4.9개
다섯 '복음주의 신학자'가 나와서 각자가 받아들이는 무오성을 서술합니다. 성경은 일점일획도 오성誤性이 없다고 주장하는(무오성을 제창하는) 몰러, 몰러의 정반대 입장인 엔즈, 무오성은 보편적인 신학사조가 아니므로 무오성을 위협하는 대화를 막아서면 안 됨을 강조하는 버드, 그리스도교 전통의 무오성과 1970년대 이후 무오성의 개념이 다름을 강조하며 아우구스티누스로 대표되는 정통 무오성을 차용하라는 밴후저, 단수성과 복수성을 언급하면서 선교학과 다원주의 사회를 함께 역설하는 프랭키. / 서론과 결론만 확실하게 이해하면 다섯 학자의 의견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봐요. 서론과 결론에서 계속 강조하는 내용이, 무오성은 독립적인 신학 사조가 아니라 다양한 신학 내용과 교차되면서 나오는 결론임을 강조하면서 '질문'과 '대화'를 하라고 강조하는 내용이에요. / 정해진 분량이 있어서 방대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내용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무오성이 중심, 무오성과 성 삼위 이해, 무오성을 위협한다고 보는 본문 주해, 서로를 비판함.
스펙트럼 시리즈답게 어려운데 유익하고 재밌어요. 사실 버드 중반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았어요. 그 지점을 지나니깐 갑자기 주장이 뒤섞여가지고 좀 힘들었어요. 다 읽고나서 든 생각인데, 그 때부터 생각이 엉기지 않았으면 제 주관이 안 나왔겠죠. 정말 힘들겠지만 진짜 읽을 가치가 충분하고도 남는 서적이에요.
4. 알리스터 맥그래스. 『내 평생에 가는 길』(서울; 복있는사람, 2003년), 198쪽 / 별: 5개
이 후기는 저번에 올렸으니 생략할게요.
그냥, 저번이랑 비슷한 데서 자극을 받고 회개하는 모습을 보고서, "아 아직 내가 변화되지 않았구나"하고 한탄아닌 한탄을 했지요.
그리고, 얇은데 정말 탁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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