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2. 0:18
뿌-듯
위 네 권은 2018년에 들어서서 읽기 시작해서
1월에 다 읽은 책입니다!
1월 1일 ~ 1월 31일
1. 로버트 머리 맥체인, 『로마서』(그책의사람들, 2017년), 12,000원, 284쪽 | 별: [ ]개(매기고 싶지 않네요. 아니다, 못 매기겠어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로버트 머리 맥체인'이라는 분이 로마서를 설교하신 설교문이에요. 스코틀랜드에서 목회하셨던 분이에요. 개신교(장로회)이고요. 책은 설교 13편으로 구성돼요. 꼭 사서 보세요. 정말 좋습니다.
처음 받았을 때, 이분이 '맥체인 성경읽기표'의 '맥체인'인 줄도 모르고서 "아 해외 목회자시구나."라는 생각만 있었어요. 읽고나서는 "아, 맥체인이구나!"라고 감탄했어요. "설교집인데, 분명 설교집인데." "짧은데, 분명히 안 긴데." 성경에서 따오는 얘기를 제외하고서, 심리학이라든가 성경을 벗어난 다양한 쓸데없는 말이 없어요. 강하게 말하기도 해요. 느껴지는 건, "어떻게 이렇게 따뜻하게 말하지?"라는 존경이에요. 제가 하고 싶은 말하고 똑같은 말인데도, 제가 하면 그냥 딱딱한데 이 분이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 하고 싶어져요. 스코틀랜드 장로회에서 널리 존경을 받는 분으로서, 역시는 역시라는 존경을 가지게 됐어요. 저도 더 따뜻해지고 싶네요.
2. 박이문, 『나의 문학, 나의 철학』(미다스북스, 2017년), 8,800원, 608쪽 | 별: 4.65개
'미다스북스'에서 박이문 특별판 전집으로 나온 책 2권이에요. 그냥 단 권이 아니라, 박이문 선생이 쓴 다양한 글 중에서 '문학'과 '철학'이랑 연관된 글을 모은 책이에요. 『문학 속의 철학』이라는 책 한 권이 통째로 포함되기도 해요. 다양한 글을 모아서 한 권에 담고 쪽수를 조절하는데 반양장으로 하고 시리즈 사이즈에 맞춘다고, 책이 잘 안 펼쳐지고 글자 크기도 좀 작아요.
'문학'과 '철학'을 엮은 이유는 (3부 막바지에 집중적으로 나오는데) 문학과 철학이 '양상론적 관점'이 아니라면 구분하기 힘들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 1부에서는 '프랑스 문학의 배경과 흐름'을 주제로 글을 전개해요. 제 입장에서는, 6-7분 빼고는 다 처음 보는 작가이고 모르는 어휘도 태반이라 조금 힘들었어요. 여러 군데서 글을 뺀 결과다보니, 2-3번 정도 (다른 맥락을 가지면서) 반복되기에 안 찾아보고 쭉 읽어도 괜찬다고 생각해요. / 2부는 『문학 속의 철학』이라는 책 한 권을 다 옮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문학의 내용보다는, 내용에서 알 수 있는 저자의 사상 세계와 인간 존재를 묻는 근원적인 질문에 초점을 맞춰요. / 3부는 '실존주의 철학'이에요. 실존주의 철학을 설명하고, 뒤에 가서는 문학과 철학의 관계를 '양상론적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는 구분이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개인적으로 좀 어려웠어요. 608쪽에 걸친 내용 96% 이상이 처음 보는 내용이었고, 처음 보는 어휘도 많았고, 한 문장이 길어서 힘들었어요. 하지만, 좋은 저자를 만나게 됐다는 행복감이 앞서네요 :) 다른 책은 어떠할지 모르겟네요.
3. 제임스 패커, 『거룩의 재발견』(토기장이, 2016년), 18,000원, 488쪽 | 별: 4.9개(내용은 5점. 종이가 두꺼워요...)
정말로 좋은 책입니다. 책 뒷표지에 있는 "거룩은 영성과 도덕성이란 두 개의 기둥에 놓인 아치와 같다."라는 말로 이 책 내용이 다 요약돼요. 책의 흐름을 간략히 짚을게요. (1)거룩함의 특징(개념)과 필요성을 설명합니다. (2)거룩함은 하나님의 능력을 기반으로 된다고 강조합니다. (3)신자의 삶에서 어떻게 거룩을 살아낼지 서술합니다.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부분이 (3)이네요. 제가 기억에 남는 살아내는 형식은, '회개'와 '관계(사랑)'이네요. / 내용 전개를 할 때, 본인이 새로운 내용을 말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듯이 앞선 저작들을 인용하고 정리하는 부분이 몇 군데 있어요. 피상적으로 "이렇게 해!"라고 말하기 보다는, 실제로 살아낸 선조가 산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도움을 줍니다. 책의 마지막에는 챕터 별 질문이 있어요. 복습 겸 공부도 되겠고 독서 모임을 하기에도 좋겠지요.
『거룩의 재발견』을 듣고서, 원망했습니다. '거룩'을 설교하지 않은 - 않는 설교자를, '거룩'에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한 사람이 한 명만 있었다는 현실을. "성화, 행위와 믿음, 그리스도와 연합 등, 정말로 많은 키워드를 외치는데 '거룩'은 왜 안 외치지?"라는 의문을 갖게 되는 책이에요. "그리스도인이 사는 생애는 '거룩'이라는 한 키워드로 정리가 되는데, 왜 아무도 말하지 않지?"라고 질문하면서, 더 깊은 탐구-실천으로 이끄는 정말로 좋은 책이에요.
4.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도서출판 숲, 2013년), 24,000원, 420쪽 | 별: [ ]개 (제가 못 하죠...?)
번역본, 이게 짱 좋아요!! 진짜 쉽게 번역했어요. '길' 출판사 책도 있는데, 그거는 진짜 어렵단 말이에요. 문장이 훨씬 짧고요, 어휘 선택도 좀더 쉽게 다가오는 어휘로 썼고, 어투도 쉬워요! 절마다 요약도 해줘서 흐름을 잃어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해제가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번역이 쉬우니 괜찮아요!)
뒤로 갈수록 쉬워요. 초반에 읽을 때는, 정독하고 음독하고 했는데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많았어요. "아, 이게 인문고전 읽기 코스 막바지에 있는 이유구나......"라고 한탄하면서, "그래, 무식한 자식이 용감하지. 그래도, 쇠뿔도 단 김에 빼라고, 다 읽자!!"라고 독려하기도 했어요. / 보통 고등학생이 못 읽을 정도는 아니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주위에서 너무 겁을 많이 줘서 엄두를 못 낼 뿐이지, 읽으려고 하면 충분히 읽을 수 있겠더군요. '상징'이 있지도 않고, '논리'로 줄줄 읊어나갈 뿐이니깐요. / 아 물론, 전체적인 흐름을 잡기에는 아직 레벨이 안 돼요... 부분을 이해하려 애쓰다보니 무리에요...
시대가 몇천 년이나 차이가 나다보니,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꽤 많았어요. 예를 들자면, 노예. 자발적-비자발적을 논할 때 그냥 나쁜 것이라고 해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개념을 말하는 등 '극추상화된' 표현도 중간중간에 있어서 조금 힘들었네요.
다 읽고서,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줬어요. 인문고전 원문 번역본을 다섯 번째 시도인데, 두 번째 성공이거든요. 이번 년도에는 다양한 고전을 '접해보는' 걸 목표로 삼고 3권 정도 읽으려고 해요. 다시 읽기는 19년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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