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등

{20180611 ~ 20180716}

miff 2023. 4. 26. 12:23

2018. 7. 16. 23:53

후기할 책 : 해방자 예수그리스도 / 노자 / 여하튼, 철학을 팝니다 /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 / 통일은 어떻게 가능한가

해방자 예수그리스도저자레오나르도 보프출판분도출판사발매1993.07.01.

레오나르도 보프, 『해방자 예수그리스도』(분도출판사, 1993), 343쪽, 8000원

해방신학 조직신학자이신데, 꽤나 유명하신 분이라서 놀랐네요. 몰랐어요.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습니다. 그 기록은 책 내부에 다 담겨 있는데, 꽤 있어서 보류. 그리스도론 가지고 고민하지를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뭘 믿고있는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주장도 있었고, 조금 탐탁잖은 주장도 있었지만, 저랑 생각이 잘 맞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책이 얇아서 그런지, (서문에도 나옵니다만 강제 생략된 부분이 있다내요) 연결고리가 필요한 부분인데도 연결고리가 없고, 보충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없다고 느낀 부분이 꽤 있어요. 역사적 예수를 바탕에 두고서 논지를 이어갑니다. 제 의문은, 역사적 예수가 아니라 신화적 예수라고 하여도 보프의 논지와 신학이 계속 유의미하고 믿음의 내용일 수 있을까라는 점입니다. 아쉽게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네요 :)

노자저자노자출판을유문화사발매2006.12.15.

노자, 『노자』(을유문화사, 2006년), 323쪽, 18000원

일반 대중에게는 '도덕경'으로 알려졌고, 학계에서는 '노자'라고 주로 쓰는 책입니다. 『노자』에도 판본이 여럿 있는데, 이 책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곽점초묘죽간본'을 번역하고 주해한 책입니다. 이 책을 선택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노자 본문이 나오기 전에 50쪽 가까이 노자에 관해서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너무 소중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편집도 공부하기 딱 좋은 편집이에요. 주위에 여백이 많아서 필기를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거기다가 주석도 내용이 풍성하고요. 죽간본이다보니 천천히 읽어도 한 달만 걸려서 분량이 괜찮습니다. 이 네 가지 이유가, 제가 이 노자를 사서 읽은 데 후회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제가 읽으면서 생성한 질문에 대해서 답을 제대로 해주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역주하신 분을 만나서 여쭤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과도 같습니다.

노자 본문을 읽을 때, 한 페이지 적어도 20분 길면 한 시간까지 써가면서 읽었습니다. 그냥 술술 읽었을 때는 원문 전체를 읽는 데 1시간 남짓 걸렸는데, 너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읽었습니다. 이렇게 읽는 걸 세 번 정도 반복해야 어느정도 습득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얻은 유익을 읊지만 두 가지 있습니다. (1) 책을 천천히 읽으면서 생각하는 습관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한 페이지 읽는 데 일반적으로 30분을 썼다 보니, 다른 책 읽는 것도 느려져서 질문을 만들며 읽게 됐습니다. (2) '자연自然'과 '무위無爲'가 무엇인지 더 고심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2번에서 몇 가지 더 있지만, 제게 아직도 의문인 하나만 언급하겠습니다. 현세에서 우리가 누려야 할 '자연自然'과 '무위無爲'를 생태학적 사회학적 정치학적으로 재해석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그저 야인으로 돌아가는 '자연自然'과 '무위無爲'가 아니라, 휴대전화 - 에어컨 - 냉장고 등을 사용하면서도 '만족'하고 '자연에 귀의'하는 삶을 생각해봤습니다.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자연自然되게 해결하는 키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해설서를 읽지 않고 1차 자료를 읽은 거는 실수라고 하시던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주석과 정리가 풍부해서 굳이 해설 자료를 안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입니다. 한 세 번을 채우고 해설을 읽을까 생각 중입니다. 죽간본 갑본 8장과 13장은 아직 어떤 의미가 있는지 파악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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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분에서 1시간 걸린 이유의 예시

여하튼, 철학을 팝니다저자김희림출판자음과모음발매2018.01.30.

김희림, 길다래, 『여하튼, 철학을 팝니다』(자음과모음, 2018), 263쪽, 15000원

한마디로 하면, 철학을 정말로 가볍게 만든 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철학 개그'라고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저는 어디가 개그인지 잘 모르겠어요. 씁쓸한 웃음을 짓게 된 부분이 없지는 않지만, 몇 군데 많지 않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 책에는 여백이 많습니다. 그래서, 적혀 있는 문구를 바탕으로 생각할 공간이 넓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각 챕터 당 내용이 깊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생각을 토대로 깊은 사유로 나아가는 길목 정도는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철학이라는 게 모든 것을 다루는 사고 방식이라는 전제를 가지고서 이 책을 출간했다고 책 후반에 나오는데, 이거를 생각하면 책 내용이 가벼운 것도 이해할 수 있는 겁니다. 이 사고하는 방법을 널리 알려서 사람들의 생각이 깊어지기를 바란 마음도 있지 않았을까요? (개인적으로는, 내용이 많지 않은지라 1시간 안밖으로 학교 수업시간에 다 읽어서 아쉽죠. 내용이 더 많으면 좋았을 텐데!)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저자백소영출판뉴스앤조이발매2018.03.13.

백소영, 『페미니즘과 기독교의 맥락들』(뉴스앤조이, 2018), 299쪽, 13000원

"젊은 페미니스트 크리스천들을 위한 길라잡이"라고는 하지만 비그리스도인이 읽어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생각합니다. // 강의록을 책으로 출간한 결과물입니다. 그말인즉슨 쉽다는 말입니다. 말투도 그렇고 내용도 말이죠. 사실 제가 페미니즘을 진짜 엄청 몰라서 (여성주의 신학은 더욱이...) 내용에 대한 평을 하기는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그리스도교 페미니즘을 처음 접하기에는 꽤 괜찮다고 생각해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저 나름대로의 요약부터 해볼게요. (엄청나게 많이 생략했습니다.) / 사회학적 분석을 제대로 해야 신학적 해석도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시작합니다. (아, 하나만 짚고 넘어갑시다. 이 책에서의 '급진적 페미니즘'은 "여성 정체성 문제를 끝까지 밀고 나간 페미니즘 사조"를 뜻합니다. 우리나라 일반(학계가 아닌)에 퍼진 정의와 다릅니다.) 주체적 여성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페미니즘이 시작됐다고 말합니다. (중간에 역사를 설명하고나서) 성경적인 페미니즘은 자유주의적 페미니스트와 우머니스트의 사이에서 이뤄진다고 설명하빈다. 성경적인 페미니즘이 하는 작용 몇 행태를 설명합니다. 전통 탈피, 전통 재발견, 전통 재구성 등인데요, 이 책에서는 '전통 재구성'에 집중해서 신학자도 소개하고 예시도 듭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젠더와 무관하게 모두와 연대해서 '사건 만들기'를 주야장천 해나가라고 강조합니다.

공부하고 싶은 주제가 너무 많아서 뭐 하나 제대로 아는 게 없는 본인으로서, 페미니즘에 대해서 적어본 책이 아닐까 싶네요. 정리한 내용은 더 있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 얻은 유익이라면, 기독경 텍스트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얻은 점이겠습니다. 물론, 한두 본문 정도만? 그냥, 이런 식으로 읽겠구나라는 감각을 바늘로 살을 한 번 얕게 찌르 듯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책 속의 예시로부터도 많이 배웠지만, 여기에 언급 안 된 구절을 한두 부분 해보는 계기! 아마, 크리스천인데 페미니즘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지인이 시작할 거 추천해달라 하면 이 책을 하지 않을까 싶네요.

 
통일은 어떻게 가능한가저자문익환출판학민사발매1984.10.01.

문익환, 『통일은 어떻게 가능한가』(학민사, 1984), 298쪽, 3300원

문익환 목사님께서 쓰신 글과 강의하신 내용을 모은 책입니다. 요약해 놓은 글이 있는데 제대로 기억이 안 나서 일단 그대로 옮길게요. 1부: 평화와 자유, 정의와 통일과 민주화, 슬픔, 중립화. 2부: 모두가 주인이다. 용서하는 사랑을 하자. 세상을 바꾼다. 법보다 인권이 훨씬 위이다. 예수가 약자 안에서 태어나기를.(앞뒤 문맥을 보면, 누구든지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기를,이라는 말과 통상하는 뜻입니다. 직접 읽어보면 느낌이 확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3부: 약자의 자유, 자유가 있어서 자유를 빼앗길 수 있을 때 예수를 따라 진실대로 자유를 외치자, 성령이 기도를 통해 일하시리라, 내일을 품자, 현실에 응답하자, 가난한 자에게 가난한 자가 되도록 하자.

정말로 넓게 사신 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고 내용입니다. 제목은 통일은 어떻게 가능한가인데, 통일 얘기만 나오지는 않습니다. 통일운동을, 평화운동 - 정의운동 - 민주화운동 등과 하나로 보신다고 직접적으로 말씀하십니다. 학원(학교), 수감된 사람들, 노동 운동하는 사람들 등등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분명 몇 십 년 전 이야기인데, 현재와 다르지 않음을 보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요. 확실히, 현재에도 답습하고 배워야 할 내용이 많은 책이고 사람입니다. 아, 문익환 목사님도 사람이시라는 걸 이 책에서 봤다고 할 수 있겠네요. 물론 탁월한 점도 목격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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