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8. 18:03
- 16이 세대를 무엇으로 비유할까 비유하건대 아이들이 장터에 앉아 제 동무를 불러 17이르되 우리가 너희를 향하여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 함과 같도다 18요한이 와서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아니하매 그들이 말하기를 귀신이 들렸다 하더니 19인자는 와서 먹고 마시매 말하기를 보라 먹기를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사람이요 세리와 죄인의 친구로다 하니 지혜는 그 행한 일로 인하여 옳다 함을 얻느니라 (개역개정 4판)
- 16"이 세대를 무엇과 비교할까? 장터에 앉아 다른 아이들에게 소리지르는 어린이들과 같습니다. 17그들은 '너희를 상대로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다. 우리가 통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고 말합니다. 18사실 요한이 와서는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으니까 '귀신들렸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19인자가 와서는 먹고 마시니까 '보아라,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들과 죄인들의 친구로구나' 하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그러나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행한 일로 드러났습니다."(200주년 신약성서)
1. 학교에서 식기도를 할 때, 원래 십자성호를 긋지 않다가 어느 때부터 그었다. 이 모습을 처음 본 내 친구는, 한 층 더 업그레이드했다느니 말했다. 당시에는 그저 스쳐 지나갔으나 지금 다시 생각해본다.
2. 본문을 보자. 자기네 장단에 맞추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아이 이야기가 나온다. 그 이야기 다음에는, 세례(침례) 요한과 예수를 비난하는 사람들을 언급하는 내용이 나온다. 비난하는 아이들과 비난하는 사람들은 서로 대응하지 않나 싶다.
3. 여기서 여러 가지로 이끌어낼 수 있는 내용이 많다. 지금 생각난 내용만 서너 가지이니 말이다. 한 가지에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1번의 예화에서 깨달은 내용을 기술하기 위함이다. 요한의 묘사된 태도에서 굉장히 빡빡하고 엄격한 삶을 보자. 주 그리스도 예수의 비난받는 태도에서 느슨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자. 둘 모두 어떤 이인가? 그리스도신자로서의 탁월한 모범을 보이신 분이다. (물론, 두 분 모두 이 정의에 갇힐 분은 아니시며 더 넓고 깊고 높은 정의를 얼마든지 쓸 수 있다만 내 논의를 위해 한정할 따름이다.) 이 지점에서, 그리스도신자의 삶에는 두 가지가 분리되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신앙이 있다, 한 측면만 볼 줄 모른다 등을 이끌어낼 수 있다.
4. 주 그리스도 예수께서는 비난하는 자를 비판하신다. 3번 논의에 이를 끌어오자. 비난하는 자는 일명 옳지 못한 자다. 왜 그런가? 그리스도신자의 형태와 행태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서, 자기네 신앙만 행태만 형태만 옳다고 하면서 돌려까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신자라면 한 개인만으로도 엄청나게 많고 넓은 스펙트럼으로 표현해도 모자라는데, 이런 요소가 복합적으로 엮이 복잡계인 공동체 • 전통은 어떻겠는가. 중첩도 되고 독립도 되고 교차도 되고 배반도 되는 요소가 여러 공동체 • 전통에 있다. 그리스도신앙에 속했으면서 더 큰 집합인 그리스도신앙 전체를 보지 못하는 태도가, 본문의 비난하는 자들이 보여주는 태도이다.
5. 왜 그런가? 자신이 믿는 교의 • 교리 • 신학이 너무 강고하기 때문이다. 건축에서 벽을 침으로 차단하듯이, 부자들이 돈으로 벽을 세워 차단하듯이(잠언집), 자기네 교의 • 교리 • 신학으로 벽을 쳤다고 하자. 우리는 주 그리스도 예수의 신앙은 알지 몰라도 (이 마저도 모두 알지 못하지만), 주 그리스도 예수의 신학과 예수의 신앙은 알지 못한다. (레오나르도 보프의 말마따나 이것이야말로 육화(성육신)이다.) 기록에서의 비난도 못하는데 동적 운행인 삶에서의 판별은 또 어찌 가능한가. 기본적으로, 모두 벗은 눈으로 그리고 자신을 무겁게 할 각오로 대해야 한다.
6. 1번의 예화로 돌아오자. 내가 저 아이로 말미암아 깨달은 바는, 변화를 감지하고서 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데 대상자를 비난하지 하지 않고 그대로 최대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교의 • 교리 • 신학로 친 차단벽을 없앨 필요가 있다이다. 이런 태도야말로 요한과 주 그리스도 예수를 모두 포괄하는 신앙이요, 이 신앙을 체득하여 체화하는 자야말로 성자요 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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