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묵상, 깨달음

[금요철야, 기도, 섭리]

miff 2023. 4. 20. 13:25

2017. 11. 18. 0:41

 

정말, "아, 이게 기도구나" 그리고 "아, 이게 성령이 인도하시는 기도구나"라고 느낄 수 있는 기도를 했다. 얼마만인지,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아파 가슴을 치며 기도했던 적이.

처음 20분 정도는 그저 의식적으로 삼위일체를 되뇌이며 연계되어 떠오르는 기도제목을 읊으면서 기도하였다. 갑자기, 가슴 한 켠이 갑갑해지면서 너무 아파졌다. 그 후로 20분 가량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흐느끼며 기도했다. 기도제목이 특별하진 않았다. 그저 "살아내게 해주세요." 하나였다. 주체의 범위가 다양했다, 고 기억한다. 제노사이드가 발했던 지역민, 아프리카, 중동, 동아시아에 사는 많은 사람,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죽어가는 사람, 잘못된 교육으로 죽어가는 학생, 차별로 생명을 잃어가는 모든 사람, 지난한 삶을 사는 모든 사람, 삶의 희망을 잃은 사람 등. 특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 특정 대상이 없는데도 가장 많이 아팠고 가장 많이 오열했다. 그렇다고 내가 살게 해달라는 기도도 아니었다고 자각한다. 무엇이었을까...

아, 기도제목에서 세세하게 들어가서는 다른 갈래로 뻗어나갔다. 희망이 없어도 삶을 포기하지 않게 해주세요, '잘' 살게 해주세요, 제대로 학습하게 해주세요, 복음을 받아서 생명의 영으로 성부께 영광 돌리게 해주세요, 시편 84편에서 나타난 고백처럼 주님에게서만 힘을 얻어 설게 해주세요. 크게 나누면 이렇게 나눌 수 있으리라.

마지막 송영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흔적이 남은 송영만 기록해보자. 구원자, 구속자, 야곱의 전능자, 통치하시고 거룩하신 성부, 중보하시는 성자, 구원해주시는 구주, 본이 되어 따라갈 주님, 영영 떠나지 아니하실 성령, 마음과 구원을 지키시는 성령, 기도 들으시는 야훼, 스스로 존재하셔 영원부터 영원까지 존재하시는 하나님, 주권자, 알파와 오메가, 시작과 끝, 찬양과 영광과 존귀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야훼, 거룩하다 거룩하다 거룩하다. 이렇게만 현재 기억에 남는다.

하나님은 확실히 아름다우신 분이시다. 어떻게 이렇게 인도하셨는지 모르겠다. 포항 지진으로 불안함과 걱정을 느낌, 엄청난 천재를 인터뷰한 기사를 보고서 좌절감을 느껴 사소함에 감사를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기원을 드림, 기도를 드릴 때 무조건 삼위일체형으로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교리를 묵상함, 그리스도께서 완전한 삼위일체를 이루심을 조금이나마 알게됨, 내가 완전히 무지함을 알게 됨, 내가 내 자신을 용서하고 사랑하기가 굉잔히 힘들다는 사실을 자각함, 요한복음을 읽기 시작함. 모두 4일 동안 내가 경험한 일이었다. 이 모든 일이 없었다면, 오늘과 같은 기도를 드릴 수 없었으리라고 확신한다.

금요철야예배 전, 게으름을 부리다가 늦었다. 금요철야예배 때, 피곤해서 시작 기도하다가 졸고, 어떤 분이 난동을 피우셔서 집중도 제대러 못했다. 성구를 보자마자 몇 번 한 구절이라 실망하고, 내용도 다 아는 내용이라 실망하여 시간만 보면서 빨리 지나길 바랐다. 그런데도 이런 선물을 주셨다. 역시 내가 목요일(20171116)에 한 묵상은 진실이다. 하나님은 진실하시다.

 

데이비드 브레이너드 생애와 일기(데이비드 브레이너드, 2011, 크리스천다이제스트)를 읽다 잠에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