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두서없는 생각

[근황, 빈 공간, 인간]

miff 2023. 4. 21. 16:41

 2017. 12. 28. 10:00

 

 

방학을, 20171222에 한 이후로 만화를 매일 본다. 순정에서 일상까지, 이 근방을 주로 본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너의 이름은」, 「목소리의 형태」, 이상 세 작품은, 보면서 울어버린 작품이다. 특히, 목소리의 형태는 네이버 웹툰 「Ho!」가 생각나서 더더욱 슬펐고 감동이었다. 옆자리 괴물군」, 「건어물 여동생 우마루」 등을 주로 봤다. 저번 습관이 남았는지, 백합물도 여러가지 봐버렸다. 으아, 원래는 백합 볼 시간에 일상 작품을 더 보려고 했는데.. 백합을 보다가 꽤나 괜찮은 만화를 건졌다. 「너무 외로워서 레즈 풍속점에 가버린 레포트」 백합이라든가 에로라든가로 분류하기는 힘들 거 같고, 진짜 레포트다. 정신질환에 걸렸을 때 어떤 상태인지 묘사한 모습이 너무 공강됐다.

돌아보니, 하루에 3시간 정도 봤다. 나흘인가 닷새동안. 굉장히 많이 본 거 같은데 여섯 개만 기억에 남는다.

 

공부를 안 했어!하는 자괴감(?)에 나는 왜 만화를 그렇게 질리도록 봤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잘 모르겠었다. 그래도 계속 생각하니 어느 정도 답이 나왔다. (1)원래 좋아했으나 학업이라든가 교회 같은 이유로 절제했으나 방학이 계기가 돼 고삐가 풀렸다. (2)내 안에 만족 안 된 부분을 만화라는 가상에 공감해 채운다. 둘 다, 내 안에 공허함이 있음을 반증했다.

 

대체 어떤 점이 안 채워졌는지 살짝 혼란스러웠다. 난 잘 지내!라고 생각하면서 살았기에. 답을 찾고 싶었다. 내가 본 만화끼리 어떤 유사한 점이 있는지 찾기 시작했다. 유사성이, 내 안에 빈 공간이리라는 확신이 강하게 들었다.

유사한 점은 인간 관계였다. 모든 만화에서 나타난 고통점은 아니지만, 만화 대부분에서 나온 유사한 점이다. 인간에 관련한 부분이 비었나?하고 생각해보니, 진짜였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는 나,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나, 새로운 사람과 만나려면 특정한 기회가 있어야만 하는 나, 사람하고 만날 때는 소수로 만나기 좋아하는 나, 스스로 정체하기를 좋아하는 나, 고요와 적막과 고독을 즐기는 나. 어느센가 인간 관계는 골치 아픈 일이 됐다.

 

이런 생각을 하니, 진심으로 죽고 싶었다.

어떻게 버티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가끔 몰려오는 이 감정이 나는 너무 싫다. 자극이랍시고 강하게 말하는 사람을 난 경멸하고 혐오한다. 이런 감정 또한 안 좋다는 사실을 알지만, 알지만, 갖지 않기가 애우 힘들다.

 

그저, 오늘 하루도 바란다.

그냥, 오늘 하루도 산다.

그저, 그냥.

사람하고 조금씩은 엮이면서

살기 원한다.

인간이랑 관계 맺는 게 너무 싫다. 신경 쓸 게 너무 많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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