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6.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저자: 하지현 / 출판사: 문학동네 / 출판 연도: 2017년 / 가격: 12,000원 / 쪽수: 248쪽 / 별 4.1점(읽은 직후는 3.8점이었는데, 발췌록을 다시 보니 '생각보다는' 좋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바꾸었습니다.) / 저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긴 시간 동안, 의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났고 사회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요구하는 의무와 책임을 몸에 지고 산 사람입니다. 『공부 중독』이란 저서를 보아 책에 관심이 있는 듯하고, 『도시 심리학』을 보아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중시하는 듯하고 사회와 개인을 묶어서 보는 것 같습니다.
1. 우울감에 빠져서 책을 읽기가 너무 힘들 때, 잠시 쉬려고 읽은 책입니다. 그냥 가볍게 읽으려고 집은 책입니다. 실상은, 그렇게 가볍지도 않고 무겁지도 않습니다. 적절하게 무게를 유지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2. 책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 사회 풍토에 휩쓸리는 대다수의 상태를 풀어내는 부분과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서술하는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가 1-2부, 후자가 3부입니다. / 세 부분으로 나누면, 문제'만' 조명하는 1부, '선택'과 관련한 문제와 약간의 해설이 있는 2부, '버티는 법'을 조명하는 3부입니다.
3. 작가는, 한국인의 마음이 위험하다고 말하면서 책을 엽니다. '들어가며'의 제목입니다. 위험하다란 본인이 의사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과 사회 전반적인 부분을 본 후 도출한 결론입니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많은 정신 병리가 사회문화의 영향으로 발생한다."(6)라고 당당히 말하는 부분입니다. 사회 전반에 풍토처럼 퍼진 정신 병리는 갑작스럽게 생기지 않고 사회에 반응한 결과라는 말입니다.
4. 하지만,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책은 "사회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경향이 주제가 아닙니다. 1-2부에서 서술한 문제를 해결하라는 3부 내용이 사회보다는 '개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부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퍼진 문제가 개선되기까지 잘 버티라는 의미로 개인에게 주문합니다.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다가는 그전에 멘붕이 오거나, 바스러져 버릴 것 같다."(186) 작가는, "사회와 개인의 조화에 대해 고민"(220)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개인이 버티는 결국은 다양성과 통일됨이 조화를 이룬 상태라는 말이 아닐까요.
5. 책 내용을 요약해봅시다. 〔스스로의 삶, 곧 1인분의 삶을 버텨내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기 혼자를 방어하면서 버티고 부서지지 않고 방전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기가 다 빨린 채로 살아가는 사람 말이죠. ‘정신승리’, ‘길티 플래져’, ‘우울감’, ‘외로움’. ‘고립’ 등, 예전에는 부정적인 인식을 받던 다양한 요소가 살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됐습니다. 현실을 바꾸려면 현식을 직시해야 하는데 ‘우울감’이 도와줍니다. 사회가 바뀔 때까지, 자신을 부드럽게 하여 정상을 재정의하고 자기 한계를 인정하면서 버팀을 칭찬하면서 타인과 '공감'하면서 다양성과 조화를 이룹시다.〕
6. 책 목록과 여러 서평을 살펴보니 작가가 쓴 다른 책과 비교해보게 됐습니다. 『도시 심리학』입니다. 『도시 심리학』에서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논합니다.『대한민국 마음 보고서』는 『도시 심리학』의 내용을 1부와 2부 일부에 선별하여 요약하고, 3부에서 개인이 바뀌어야 하는 방향을 잡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읽으면 나쁘지 않겠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7. 장단점을 말해봅시다. 먼저 장점입니다.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비추는 '외로움', '우울감', '작은 사치' 등을 긍정 요소로 재조명합니다. 버티기도 벅찬 사람이 버티도록 도와주는 요소이자, 사회를 제대로 보게 도와줘서 사회를 개선하도록 이끄는 요소라고 합니다. 두 번째로, (앞서 언급했듯이)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아서 (조금 가벼운 편에 속하지 않나 싶긴 한데) 편히 읽기 쉽다고 생각해요.
8. 단점도 세 가지 정도 뽑았습니다. 먼저로는 '순서'입니다. (제 독해력이 약해서 그렇다고 의심이 가긴 합니다만, 글을 그렇게 못 읽는 편이 아니라서 단점으로 올립니다. 읽는 분마다 다를 거예요.) 이 얘기에서 저 얘기로 왜 넘어갔는지 잘 모르겠는 부분이 좀 많이 있어가지고 답답했습니다..! 다음은 '개인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점입니다. "사회가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라고 얘기하는 쪽이 더 많아서 그런지, "개인이 이렇게 하자!"라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느꼈습니다. 책 자체 포커스가 개인이니 어쩔 수 없다고는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아마 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보호 본능이 아닌가 싶긴 한데, 혼자 있기 좋아하는 사람을 현실에 적응한 결과물로 정의 내린 점입니다(49-50).
9. 개인적으로, '공감'을 어려워하는 저로서는 자극이 좀 된 책입니다. 앞으로 한참 남았겠지마는...
최근 10년간 부쩍 늘어난 유형이다. […] 그냥 혼자 지내는 것이 편하고 어느새 그게 익숙해진 것이다. […] 혼자 있는 상태를 가장 좋아한다. 이들은 회사에서 생존하기 위해 자기 에너지의 90퍼센트 이상을 쓰고 있는 타입이다. 그러니 나머지 사적인 시간은 최대한 에너지 세이빙 모드로 지내고 싶다는 본능적 욕구가 생긴다. […] ‘1인분으로 살아가기에도 벅찬’ 현실에 적응한 결과물이다. (49-50)
'리뷰 > 책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렇게 어렵지 않아] (0) | 2023.04.23 |
---|---|
[교육이여, 평화를 챙기라] (0) | 2023.04.23 |
{20171127 ~ 20171217} (0) | 2023.04.21 |
{20171113 ~ 20171126} (0) | 2023.04.20 |
김양국의 딸들 : 처음으로 꿀을 '맛'보다 (0) | 2023.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