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묵상, 깨달음

[창세기 43장 14절(짧은 묵상)]

miff 2023. 4. 23. 22:25

2018. 1. 9. 9:54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 사람 앞에서 너희에게 은혜를 베푸사 그 사람으로 너희 다른 형제와 베냐민을 돌려보내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내가 자식을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 창세기 43장 13절 | 개역개정 4판

 

너희가 그 사람 앞에 섰을 때, 전능하신 하느님께서 너희를 가엾이 여기시어, 그 사람이 너희의 다른 형제와 벤야민을 보내 주기를 바란다. 자식을 잃어야 한다면 나로서는 잃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 창세기 43, 14 | 가톨릭 성경

 


 

1. 여기서 "전능하신 하나님(하느님)"이라고 이스라엘이 신앙 고백을 합니다. "전능하신 하나님(하느님)"이라는 어구가 익숙하지 않습니까? 바로, 하갈이 이스마엘을 낳은 후 13년만에 야훼께서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실 때, 자신을 계시하신 어구 그대로입니다.

 

2. "내가 잃게 되면 잃으리로다." "자식을 잃어야 한다면 나로서는 잃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대체 이런 고백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자신이 미친듯이 사랑했던 사람이 낳았던, 하나 남은 아들인데 말입니다. 얼마나 창자가 끊어질 듯이 아팠을까요. 저는 상상하기 힘이 듭니다. 그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무겁디 무거운 고백이라고 생각합니다.

 

3. "뭐지? 뭐가 이런 고백을 하도록 용기를 줬지? 뭐 때문에 마음을 바꾼 거지?"하는 의문이 듭니다. 두 가지 가능성이 생각났습니다. (1) 너무 배고파 가족들이 힘들어 하기에, (2) 하나님(하느님)께 모두 넘겼기에. 사실 둘 '다' 아닐까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겠다는 율례를 지킨 고백이 아닐까요?(마 22:37~40) 역시, 너무나도 아름답고 무겁고 철저한 신앙고백은 사랑이라는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지 않을까요.

 

4. 그래도 뭔가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럼 그 사랑은 어디에서부터 나왔는데?" 이 질문에 답해야 했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전능하신 하나님(하느님)"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인식한 순간입니다. 너무 하기 힘든 고백도, 내 가장 소중한 요소를 내려놓는 고백도, 그저 다 맏겨버리는 행위도, 이와 비슷한 모든 행위도, 절대자를 인식하는 순간에야 가능합니다.

 


 

5. 이스라엘의 고백과 참으로 비슷한 고백이 성경에 있습니다. 성자께서 올리신 기도와 닮았습니다. 마태복음서 26장, 마가복음서 14장, 누가복음서 22장에 나온 갯세마네 동산 기도말입니다. (요한복음서는 기억이 안 납니다.) 너무나도 외면하고 싶고 받고 싶지 않지만, "아버지께서 원하시는 대로"라고 고백하면서 맡기는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6. 결국, 우리가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커가는 길은 하나님 인식에서 시작합니다. 구원을 받고 첫 걸음을 내딛은 시작, 길을 걸어가면서 내딛는 다음 한 걸음과 다음 한 걸음, 전후자 모두 하나님을 인식할 때야 제대로 걸을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제대로 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대로 회개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7. 나는 너무나도 무지하고, 내 죄 조차 깨닫지 못하는 죄 된 존재입니다. 부디 성 삼위 하나님을 내가 어디서나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래서, 내가 없어지는 삶을 살아가게 도와주세요. 내 모든 열심을 다하여, 오직 삼위 하나님께만 집중하겠습니다.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받들어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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