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책 등

{20180723 ~ 20180731}

miff 2023. 4. 28. 14:15

 2018. 8. 1. 9:28

 

 

후기 목록 : 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 첫사랑


정상과 비정상의 과학저자조던 스몰러출판시공사발매2015.02.05.

조던 스몰러, 『정상과 비정상의 과학』(시공사, 2015), 567쪽, 23000원

 

이 책의 뒷표지에는 "정신의학은 왜, 비정상에만 관심이 있는가?"라는 문장이 있다. 읽기 전, 이 책의 주젠가 싶었다. 초반에만 읽어도 할 수 있는 사실은, 조던 스몰러가 문제를 제기하는 문장이라는 점이다. 글쓴이는 정신의학을 공부하다 보니, 기본적인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일명 장애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9). 흔히 얘기하는 "비정상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정상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73) (원래는 조금 더 긴데 그냥 거칠게 요약하자면)'해가 됨'을 비정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1장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굉장히 모호하다고 주장한다. 근거는 앞표지에 그려진 '정규분포곡선'이다. 정규분포곡선은 '다인자 유전'에 관해서 나타나는 그래프인데, 우리가 보통 말하는 정상-비정상도 이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딱 긋기 힘들다고 한다. 다인자 유전이라고 하면 흔히 알다시피 환경의 영향은 물론이거나와 분자 단위의 영향도 꽤나 복잡하다. 글쓴이는 한 장章도 빠지지 않고 이 얘기를 한다. 이렇게 복잡하게 형성한 한 사람의 길을 저자는 "궤적"이라 칭하며 꽤나 자주 나온다. 분자 단위의 영향이라고 함은 '유전자'인데 (너무나 당연하게도) 자연선택으로 인해 인간에게 남은 '기본 매커니즘'을 지칭하며, 이 기본 매커니즘은 다양한 변곡으로 뒤싸인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학습'을 자처한다고 한다. '적응'한다고 한다. 우리가 정상 혹은 비정상이라고 말하는 모든 스펙트럼은 각자가 나름 최적으로 적응한 상태라고 한다.

이런 관점으로 민감기, 공감, 불안 장애, 애착 등 표지에 적힌 키워드들을 분석한다. 물론, 이 주제와 관련해서 엄청난 서술을 보여주거나 그러진 않는다. 글쓴이도 그렇게 백과사전 식으로 쓰는 건 저작 목표가 아니라고 밝힌다. 이런 키워드 조명에서는, 자연선택이 바란 방향과 그 이유를 설명하고, 어떻게 동작하는지 설명한 다음에, 과장되거나 왜곡된 사례를 들고, 회귀법을 언급한다. 결과적으로, 정상이라고 비정상이라고 부르는 증상 모두 같은 위치에서 주관한다고 말한다. 정상과 비정상을 쉬이 구분할 수 없다는 게 핵심이다. 2장에서만 제대로 따라온다면 나머지 장도 어렵지 않겠다고 본다. 8장에 가서는, 임의적으로 경계를 가르고 계속해서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좀 조심스럽게 주장하는 듯하다.

내 기존 입장이랑 잘 맞는 글이라 좋았다. 과학으로 다져진 기반이 없어서 딱히 말하고 다니지는 못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분량이 좀 부담스러울 수는 있겠으나, 정말 쉽게 쓰여서 접근하기는 쉽다고 생각한다. 이 책 덕분에, 고민하고 있던 교내 대회 출전을 그만두게 됐다.

첫사랑저자브라네 모제티치출판움직씨발매2018.06.15.

브라네 모제티치, 마야 카스텔리츠, 『첫사랑』(움직씨, 2018), 48쪽, 11000원

48쪽의 작은 퀴어 동화책입니다. 나름의 사랑을 해나가는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퀴어 동화책인 이유는, 이 두 아이가, 사회에서 남성으로 치부하는 아이들이라는 점입니다. '나'와 '드레이크' 두 아이가 나옵니다. 자세한 스토리를 말하기에는 내용이 짧아서 얘기하기 힘들겠습니다. 진짜 세상 순수한 아이들끼리 가지는 시간에 대한 내용인데요, 아이의 시선과 사회적으로 페인트칠이 많이 된 시선이 어떻게 다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귀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키워드를 집어낼 수 있겠지만, 저는 '시선의 차이'를 지목하고 싶습니다. 너무 심하게 옥죄고, 막아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드레으크도 나도 우리가 벌을 받으리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무슨 잘못 때문에 벌을 받는지는 몰랐지만요. 어쨌든 뭔가 잘못을 저지른 것이 분명했습니다.(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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