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미술 등

자코메티 대도록 묵상 - 디에고 섹션 일부

miff 2023. 4. 29. 12:08

 2018. 8. 15. 21:32

 

자코메티는 대체 뭘 조각하려고 했는가.

오늘은 대도록 SECTION 3 디에고 부분을 봤다.


자코메티의 조각상은 '처참'하다. 전체적인 질감은 전혀 부드럽지 않다. 부드러운 모습이 보이긴 보이나, 통상적으로 목격하는 사람하고는 전혀 다르다. 게다가 일그러져있다. 심히.

자코메티는 진정으로 눈빛에'만' 집중했는가? 아니다. 자코메티는 다른 무언가에도 집중했다. 눈빛에만 집중했다면, 다른 부분을 조각하고 스캐치할 필요가 있었을까? 목, 얼굴 전체, 입, 코, 팔, 옷, 가슴, 어깨, 명치 등. 정말로 눈빛만이 자코메티의 주제인가는 의문이 들었다. 결론, 아니다.

 

대도록에 있는 // 자코메티 주변인의 말에 따르면, 아무리 익숙한 것이라도 새롭게 보는 능력이 있었다고 한다. 자코메티의 말에 따르면, 조각하고 또 조각할수록, 앞에 있는 디에고는 더이상 디에고가 아니었다. 자코메티 스스로의 고백에 따르면, 자코메티는 살아 있는 것을 조각하고 싶었다. 자코메티의 아버지는, 있는 그대로를 보고 그리라고 가르쳤다. 자코메티는 그러기 위해서, 모든 관념을 지우고 새롭게 보기를 원했다. 자코메티 주변인은, 완벽한 모사품으로 손끝의 감동을 다시 느끼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전한다.

 

자코메티가 보고서 조각하려고 한 것은, 시각을 통해 보려고 최대한 노력한 산출물이었다. 새롭게 바라본 인간. 바라보지 못했던 측면. 그렇게나 연습한 결과.

아직도 잘 모르겠다. 왜 아무런 표정이 없는 조각상인 걸까. 생동감이라면, 일반적으로는 역동적인 표정에서 찾을 터인데. 그렇게 보려고 한 결과물은 왜 길고 얇을까. 일그러졌을까. 눈빛을 소중히 했다는 것은 자기 고백이니 변함이 없을 텐데, 왜 작은 눈이 아니라 큰 눈두덩을 포착했을까. 왜 혹자는 자코메티의 조각상에서만 행복감을 느꼈을까. 모양만 똑같아서는 안 되는 걸까. 음악에서와 마찬가지인 질문으로, 정서를 불러일으키는 건 자체일까 작업일까 조작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