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19. 0:45
방학 동안 마쳐야 했던 '인문자유주제탐구발표대회' 결과 보고서를 하지 않았다. 결과로 목요일(17일) 저녁 10시부터 금요일(18일) 사벽 1시 40분 까지 보고서 작성을 하게 되었다. 그래프만 주구장창 봐야하는 푸로젝트라서 나름 쉬었다. 다행이었다.
내 체력으로는 12까지도 밤을 잘 못 새기 때문에, 커피 중에서도 고카페인이라고 명명할 만한 평이 붙은 커피, 양이 많은 커피(300ml)를 두 병을 먹어가면서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머리가 핑핑 돌아갔고, 쑤셔오기 시작했다. 잠을 자려 애써보았으니 끝끝내 바로 잠들지 못해서 샤워를 하고 시간이 좀 지나자 잠이 몰려왔다. 그 후로 10분인가 20분인가 흘렀던가. 겨우 잠에 빠질 수 있었다.
금요일 아침, 방학부터 어제와 같이 어리석기 그지없는 행위는 결단코 허지 아니하리라 다짐했다. 일어난지 15분 쯤이 지나니깐 비로소 앞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됐다. 몸은 천근만근이 되어서 행동은 굼뜨게 되었고, 머리는 사고라는 행동은 중단했다. 그저 습관에 따는 행동 뿐이었다.
학교 등교, 미치는 줄 알았다. 내 머리에서는 끝없이 폭격이 계속되고 있었다. 다리에는 족쇄를 단듯한 느낌이었다. 평소와 같은 가방이나 가방은 자신 철 갑옷인줄 아는지 아주 무겁게 나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학교 수업, 내가 무얼 했을까. 머리 속에 잔재하는 지식이란 원래 없었다는듯 내 머리는 맑디 맑은 샘물이 되었다. 지식 투입이 이리도 고된었던가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금요일 오후, 몸 상태와 정신 상태가 극에 달했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중압갑과 진짜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어지게 돼버린 끈기가 나를 괴롭게 했다. 하지만, 생기부는 챙겨야 하기에 선생님 몇 분을 찾아뵙기 위해서 동분서주했다. 독서록 때문에 휴대전화를 써야 하는 일이 생겼다.
휴대전화 화면이 켜졌다. 한 알림이 나를 반겼다. 내가 속한 코뮤니타스에서 아주 쾌할한 아이의 연락이었다. 주기로 했던 공기계를, 오늘 줄 수 있냐고 물어왔다. 주려면 '금요철야 예전'에 참석해야만 한다.
새벽부터 너무 힘들어 금철에 참석하지 않고 집에서 잠을 청하려 했다. 때마침, 약속을 지키려는 내 양심이 건들여졌다. 주겠다고 했으니 어떻게 해서든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 양심이 깨어났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를 예전(Liturgy)에 이끄셨나보다. 내가 안 가게될듯 하니 약속을 하게 하셨고, 공기계를 받는 아이의 마음을 움직여 오늘 받으려 하게 하셨나보다. 경우에 따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내 경우에는 섭리가 일하심이 아니면 다른 답이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마침, 설교 주제도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던 '복음'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대체 내 삶을 어디까지 계획하고 계신지 모르겠다. 확실히, 확실한 진리가 이미 있지만 인간에게는 계시(啓示 : 깨우쳐 보여 줌)를 통해서 조금조금씩 확대됨이 확실하다. 내가 믿는 분이 어떤 분인지 인간이라는 존재와 나라는 존재가 어떤 본질을 갖고 있는지, 진리란 무엇인지하는 질문에 점점 많은 답을 해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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